
10개월 12일 여아
7시간 전
아기가 갑자기 몇일전부터 이유식 거부하고 숟가락을 아예 거부합니다.
. 입을 전혀 안벌리고 고개를 돌립니다 근데 퓨레나 간식은 또 먹구요.. 지금 중기를 먹이는데 후기로 올려야되는걸까요? 후기먹이다가 하도 안먹어서 중기로 내렸더니 잘먹다가 갑자기 몇일전부터 이러는데 진짜 어떻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김복기 전문의·최수현 영양사
안녕하세요.
갑자기 숟가락을 거부하기 시작했으니 많이 당황스러우셨겠어요.
퓨레는 좀 먹는다고 하셨는데, 퓨레를 어떻게 먹이고 계신가요? 파우치로 짜서 주시는지, 숟가락으로 주시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져서 먼저 확인해보고 싶어요.
파우치로 퓨레를 먹고 있다면
이 경우엔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숟가락으로 먹이는 방식을 거부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0개월 무렵에 자주 나타나는 발달적 변화인데, 이 시기부터 "내가 스스로 한다"는 자율성이 생기기 시작하거든요. 입에 들어오는 것을 스스로 통제하고 싶어서, 부모가 먹여주는 숟가락에 저항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핑거푸드를 시도해보시는 것을 권장드려요. 10개월은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부드럽게 익힌 채소, 두부, 닭고기 등을 작게 잘라 식판에 올려두고 아이가 스스로 집어 먹게 두어보세요. 아이가 식사를 주도하는 경험을 주면 거부감이 빠르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기 전환은 그 이후에 생각하셔도 됩니다. 이전에 후기로 올렸다가 안 먹어서 내리셨던 이력을 보면, 텍스처 적응이 조금 천천히 진행되는 아이로 보여요. 먹이는 방식을 먼저 바꾸고 아이가 스스로 먹는 경험을 쌓아준 뒤, 자연스럽게 질감을 올려가는 순서가 맞습니다.
숟가락으로 퓨레를 먹고 있다면
그렇다면 숟가락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중기 이유식의 질감이 지금 맞지 않는 것입니다. 퓨레는 숟가락으로도 받아먹고 있으니까요.
아이가 매끄럽고 균일한 질감은 수용하는 반면, 중기처럼 으깨진 덩어리 느낌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전에 후기를 올렸을 때도 거부했다는 이력까지 감안하면, 이 아이가 질감 변화에 다소 예민한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갑자기"라는 부분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요. 이앓이가 있는 건 아닌지 한번 확인해보시길 권장합니다. 10개월은 이가 계속 올라오는 시기인데, 잇몸이 예민한 상태에서는 씹고 뭉개야 하는 중기 텍스처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퓨레는 씹지 않아도 넘어가니 괜찮은 것일 수 있어요. 잇몸이 빨갛게 부어 있거나 아이가 잇몸을 자꾸 건드린다면 이앓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 후기로 올리시는 건 권장드리지 않아요. 중기 질감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후기로 올리면 거부감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유식을 퓨레에 좀 더 가까운 질감으로 일시적으로 조정해서 잘 먹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현재 중기 이유식을 믹서로 한 번 더 갈거나 물을 조금 더 넣어 묽게 만들어 제공해보시고, 아이가 다시 안정적으로 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천천히 질감을 올려가세요. 억지로 중기 질감을 고집하다가 식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것보다, 퓨레 수준으로라도 충분히 먹이는 게 지금 단계에서는 더 중요합니다.
이앓이가 원인이라면 이가 올라온 후 2~4주 안에 보통 다시 잘 먹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안 먹는다고 억지로 입을 벌리거나 강요하지 않으시길 당부드려요. 이 시기에 강압적인 식사 경험이 반복되면 이후 이유식 전반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먹는 양이 다소 줄더라도, 식사 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유지해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