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23일 여아
16일 전
곧 8개월되는 여아인데요,
이유식 첫 시작부터 현재까지 스푼을 거부합니다. 병원에서 5개월 중반쯤 이유식을 시작하라해서 했는데 그게 문제였던건지, 아니면 감기약을 스푼으로 먹였던게 문제였던건지 다른 종류의 스푼을 써 봐도 고개를 돌려버리기까지 합니다. 죽이유식을 만들어줘보기도하고 시판을 줘보기도하고 단계도 바꿔보고 채수 육수를 써보기도했는데 나중엔 아예 먹으려고도 안하더라고요. 현재는 자기주도식으로 주고있는데요, 그것도 다 먹지않고 가지고 노는게 더 많습니다. 물컹물컹한 손에 붙는 느낌을 싫어하는지 밥스틱을 만들어주면 쥐지도 않는데 밥을 김에 싸주면 집어서 몇 입 먹다가 놀고 던져버립니다. 빨대컵으로 물은 잘 마십니다. 이상하게 모든 야채들은 잘 쥐고 잘 빨아먹는데 아직 구역반사가 있어서 잘 삼키진 못합니다. 완모중이고 2.8키로로 태어나서 현재 7.6키로인데 병원에선 조금 작을 뿐 문제 없다해서 걱정은 안하고 있습니다만 배밀이를 하면서 활동량이 많아져서 무게가 더 더디게 늘지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런경우 스푼을 쓰지않고 본인이 쥐어 먹고 놀게하는게 답일까요? 스푼거부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스푼을 좋아하게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가 스푼 거부하는걸 극복하는 방법과 아직 잘 삼키지 못하는게 정상인건지, 이유식을 거의 안먹는 수준인데 그냥 기다려 주는게 답인지 궁금합니다.


김복기 전문의·최수현 영양사
안녕하세요. 이유식 시작부터 지금까지 스푼 거부가 이어졌다니 많이 걱정되셨겠어요.
먼저 아이의 행동 패턴에서 단서가 하나 보입니다. 야채는 잘 잡아서 빨아먹고, 김에 싸준 밥도 몇 입 먹는다는 건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지금 이 아이는 먹을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스푼이라는 도구와 끈적한 질감에 부정적인 경험이 쌓인 상태같습니다.
아기들은 스푼 자체를 처음부터 익숙하게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기도 하고, 감기약을 스푼으로 먹으면서 부정적인 경험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쓰고 낯선 약을 스푼으로 반복해서 경험하면 아이에게 스푼 자체가 "불쾌한 것이 오는 도구"로 학습되었을 수 있겠네요. 약을 줄 때는 주사기형 약 투여기나 컵으로 바꾸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푼을 다시 받아들이게 하려면 스푼을 식사 도구에서 먼저 놀이 도구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식사 시간에 억지로 입에 가져가지 않고, 이유식을 미리 떠놓은 스푼을 트레이 위에 올려두기만 하세요. 아이가 스스로 집어서 핥거나 입에 가져가는 것을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이 며칠 안에 해결되지는 않지만, 스푼을 싫어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도구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생깁니다. 가장 피해야 할 건 지금 스푼으로 강하게 시도하는 것인데, 현재 상태에서 강요하면 부정적 연결만 더 강해집니다.
구역반사가 아직 있는 건 현재 개월수에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고형식 경험이 쌓이면서 구역 반사가 천천히 사라지는데, 지금처럼 야채를 잡아서 빠는 경험이 그 과정의 연습입니다. 삼키지 못하고 뱉어내도 괜찮고, 그 자체가 구강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잘 삼키기 시작하는 건 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완모 중이고 8개월이라면 필요한 영양분의 대부분은 모유를 통해 공급되고 있을 겁니다. 다만 철분은 이 시기부터 모유만으로는 부족해지기 시작하는 영양소입니다. 야채는 잘 먹는다고 하셨는데, 소고기나 닭고기 같은 고기류를 손에 쥐기 편한 형태로 함께 제공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잘 삼키지 못하더라도 빨고 씹는 과정에서 일부 섭취가 됩니다. 이유식 진행이 잘 안되면 이미 철결핍 빈혈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으니, 소아과에서 빈혈 가능성에 대한 진료 또는 철분보충제 여부를 상담해 보시는 걸 권해 드립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